퇴근 후 AI로 글을 써서 올리다가 멈춘 이유
AI가 써주는 글을 매일 올리면 정말 돈이 될까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보다가 우연히 ‘AI 수익형 크리에이터’ 교육 광고를 봤다. 대전에서 열린다는 그 강의 포스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아, 나도 퇴근하고 집에 와서 10분 만에 글 하나 써서 올리면 애드센스 수익이 좀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작년부터 해보고 싶었던 워드프레스 블로그가 있긴 했다. 도메인 비용으로 일 년에 2만 원 정도 냈는데, 막상 글을 쓰려고 노트북 앞에 앉으면 머리가 하얘진다. 그래서 AI 챗봇에게 글을 써달라고 시켰다. 처음엔 좀 신기했다. 내가 묻지도 않은 내용까지 줄줄 써내려가는 게 마치 똑똑한 비서를 둔 기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글을 그대로 가져와서 내 블로그에 복사해 붙여넣기를 할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다는 거다. 이게 사람이 쓴 건지, 아니면 기계가 뱉어낸 데이터 뭉치인지 구분이 안 가는 글들이 내 블로그 목록을 채우기 시작했다.
체험단과 애드포스트라는 늪에 빠지기 직전
주변에서는 네이버 블로그에 체험단만 잘해도 한 달에 몇십만 원은 벌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인 중 한 명은 애드포스트 수익이 하루에 몇천 원씩 찍히는 걸 자랑하더라. 그래서 나도 한때 티스토리를 버리고 네이버로 옮겨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 국립대학교 기간제 근로를 하시는 분이 커뮤니티에 ‘부업으로 애드포스트 수익을 얻어도 되냐’고 물어본 글을 봤는데, 댓글들이 하나같이 ‘달에 만 원 미만이면 괜찮다’고 하는 걸 보며 씁쓸했다. 우리가 겨우 만 원을 벌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그 만 원이 모여서 소소한 커피값이 된다는 게 또 현실적인 유혹이었다. 근데 정작 내가 애드센스 승인을 받으려고 공을 들였던 시간은 점점 노동으로 변질되어 갔다.
저작권 문제와 불길한 예감
글을 쓰다 보니 사진이 문제였다. 직접 찍은 사진만 올리자니 매번 어딘가로 나가야 하는 게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가끔 구글에서 이미지를 찾아 썼는데, 요즘은 AI가 생성한 이미지도 저작권 이슈가 복잡하다고 해서 갑자기 겁이 났다. 커뮤니티에 ‘취미로 올린 블로그 사진 한 장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글을 읽고 나서부터는 이미지를 고르는 것조차 스트레스가 됐다. 블로그 관리 화면을 캡처해서 증거로 남겨두라는 조언을 보면서, 내가 지금 즐겁자고 하는 일인지 아니면 잠재적인 범죄자가 되기 위한 준비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결국 그날 이후로 나는 며칠 동안 올렸던 글들을 전부 비공개로 돌려버렸다.
효율성이라는 단어의 함정
AI를 쓰면 블로그 글쓰기가 훨씬 효율적일 줄 알았다. 네이버 검색 최적화(SEO)니 뭐니 해서 태그를 달고, 글자 수를 맞추고, 사진을 배치하는 작업을 자동화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렇게 효율적으로 뽑아낸 글들은 사실 아무도 읽지 않는 것 같았다. 구글 검색 유입은커녕, 내 글이 어디에 노출되는지도 모르겠고 방문자 수는 하루에 3명에서 멈춰 있었다. 3명도 대부분 스팸 댓글을 달러 온 사람들이었다.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돌리는 사람들은 수익이라도 나지, 나는 지금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퇴근 후 1시간씩 AI랑 씨름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
그냥 블로그를 다 지워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 한다. 티스토리든 워드프레스든, 결국 내가 진심으로 쓰고 싶은 글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 같다. 정보성 글을 채워 넣어야 수익이 난다는 공식에 갇혀서, 남들이 좋다 하는 주제만 쫓아다니니 글이 잘 써질 리가 없다. 어제는 애드센스 계정에 들어가 봤는데, 잔고는 여전히 0달러였다. 이 금액이 100달러를 넘기는 날이 과연 오기는 할까. 그냥 블로그 도메인 연장 비용 2만 원만 날린 셈 치고 그만둘지, 아니면 다시 아무 말이나 적어 내려가 볼지, 오늘도 퇴근길 지하철에서 똑같은 고민만 반복하고 있다. 80대 은퇴 과학자들도 AI 수익형 콘텐츠를 공부한다던데, 나는 왜 이렇게 시작부터 지쳐버린 건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