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조금이라도 벌어보려다가 그냥 앱테크만 남았다

처음에는 월세라도 보태볼까 싶어서

솔직히 말하면 좀 찔리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친구 녀석이 구글 애드센스니 뭐니 하면서 블로그로 월 몇십은 기본으로 찍는다는 소리를 듣고 나서부터다. 그때는 내가 글만 조금 끄적거리면 알아서 돈이 굴러들어 올 줄 알았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는데, 그래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무작정 부업 사이트들을 기웃거렸다. 처음 가입했던 건 뷰업 같은 앱테크 플랫폼이었다. 사실 큰돈이 될 거란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잖나. 광고 보고 클릭하고, 영상 짧은 거 몇 개 보는 게 전부였는데 이게 진짜 시간이 잘 간다. 문제는 이게 돈이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시간만 잡아먹는다는 걸 깨닫는 데 딱 일주일이면 충분했다는 점이다.

텔레그램으로 연락하는 곳은 일단 거르기로 했다

인터넷에 재택 부업을 검색하면 정말 별의별 사이트가 다 나온다. ‘고액 알바’라는 단어만 보면 나도 모르게 클릭하게 되는데, 몇 번 호되게 당할 뻔했다. 한 번은 텔레그램으로 연락하라는 공고를 보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갑자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요구하더라. 당연히 찜찜해서 바로 차단했다. 뉴스에서 보던 대포폰 범죄가 이런 식으로 시작되는구나 싶어서 등골이 서늘했다. 대단한 기술도 없으면서 왠지 하루에 10만 원씩 벌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된 계기였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쉽게 버는 돈은 더더욱 없다는 아주 뻔한 진리를 다시금 느꼈다. 그런데도 가끔은 퇴근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또 검색창을 뒤적거리는 내가 참 한심할 때가 있다.

데이터 라벨링은 생각보다 더 지루한 작업이다

이거라도 해볼까 싶어서 데이터 라벨링 플랫폼에 가입도 해봤다. 사진 속 사물을 지정하고 이름을 붙이는 작업인데, 이게 생각보다 단순 노동이다. 처음에 가입비 명목으로 3만 원 정도를 냈던 것 같은데, 작업한 양에 비하면 수수료 떼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 시급으로 치면 최저임금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어두운 방에서 모니터 보면서 사각형 박스 치고 있으니까 ‘내가 지금 뭐 하는 건가’ 싶더라. 그래도 며칠은 재미있어서 밤새워가며 했다. 하지만 눈이 침침해지고 어깨가 결리기 시작하니까 금방 시들해졌다. 주말 아르바이트를 나가서 땀 흘리는 게 차라리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쌓아둔 포인트는 5천 원 정도였는데, 그걸 인출하려고 보니 계좌 등록하는 것도 번거로워서 그냥 방치 중이다.

무언가 꾸준히 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블로그에 이런저런 잡담을 적고 있다. 애드센스팜 같은 곳에서 강의를 들을까도 고민했지만, 굳이 돈 써가며 배울 정도로 내가 부지런한 사람인가 싶어서 관뒀다. 대신 그냥 일상에서 느끼는 답답함이나 샀던 물건들 후기를 적는데, 이것도 수익이 나긴 난다. 한 달에 커피 한두 잔 값 정도? 그래도 이게 내 기록이 되기도 하니까 그나마 앱테크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요즘은 뜨개 공방을 다니는 친구를 보면서 차라리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재택 부업이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길이라며 거창하게 말하지만, 현실은 그냥 집에서 쉴 시간에 노동을 조금 더 얹는 것뿐이다. 그래도 밤마다 넷플릭스만 보며 멍하게 있는 것보다는 이게 나은 선택이라고 애써 스스로를 위로한다.

여전히 수익화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솔직히 지금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어떤 달은 1만 원도 안 들어오고, 어떤 달은 운 좋게 클릭 몇 번이 터져서 3만 원 정도 들어온다. 이걸 투자라고 불러야 할지 아니면 그냥 소일거리라고 해야 할지 경계가 모호하다. 주변에 네이버 스토어 창업해서 대박 났다는 친구를 보면 솔직히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재고 관리하고 배송 체크하고 그런 체계적인 삶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이렇게 아무런 결론 없는 글을 쓰고 있다. 내일은 또 다른 부업을 찾아볼지, 아니면 그냥 조용히 잠이나 잘지 나도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집에서 편하게 돈 버는 방법은 생각보다 훨씬 더 고단하고 지루한 과정의 연속이라는 사실이다. 이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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