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하는 부업 찾다가 텔레그램으로 넘어갈 뻔한 날

부업이라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본업이 있긴 한데 월요일이랑 수요일 저녁 8시부터 새벽 1시나 2시쯤까지 비는 시간이 생긴다. 이 시간에 뭘 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근처 인력사무소를 기웃거려 볼까도 싶었는데, 그 시간대면 이미 다 퇴근하고 없을 시간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다. 스마트폰 하나 들고 소파에 앉아서 뭐라도 하면 월 50만 원은 더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순진한 생각으로 시작했다.

너무 당연하게 낚일 뻔한 순간들

SNS를 켜면 온통 ‘재택근무 알바’ 광고뿐이다. 처음에는 쇼핑몰 리뷰를 작성하면 일당 10만 원을 준다는 말에 혹했다. 상품 소싱까지는 아니더라도 단순히 사진 몇 장 올리고 글 몇 자 적는 게 뭐가 어렵겠나 싶었다. 그런데 연락을 해보니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으로 대화하자는 식이다. 왜 굳이 거기서 대화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상담부터 받아보자는 생각에 들어갔다. 그런데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처음에는 작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내 돈을 먼저 입금하라고 하더라. 여기서 순간 ‘아차’ 싶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사기인가’ 싶어서 바로 대화방을 나갔는데, 그 뒤로도 한동안은 비슷한 광고들이 계속 따라다녀서 은근히 스트레스였다.

인플루언서 공구 보면서 들었던 생각

인스타를 보다 보면 인플루언서들이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걸 자주 본다. 저걸 나도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찾아보니, 이것도 결국 물건을 떼어와서 홍보해야 하는데 내 팔로워가 몇 명이나 된다고. 제품 하나하나 사진 찍고 설명 달고 하는 과정을 상상해보니 본업 하면서 병행하기엔 무리라는 결론이 났다. 대행업체라는 곳들도 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한 달 운영 비용이 적게는 몇십만 원에서 많게는 백만 원 단위까지 가는데,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뜻 돈을 쓰기가 어려웠다. 결국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데이터 라벨링이나 설문조사 사이트 기웃거리기

그다음으로 눈을 돌린 게 데이터 라벨링이랑 설문조사 사이트였다. 설문지 양식 만들어서 배포하는 거나, 단순한 사진 판독 같은 거 말이다. 이런 건 사기는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수익이 낮다. 시간당 계산해보면 최저시급은커녕 내 전기세도 안 나올 것 같았다. 며칠 해보다가 이게 맞나 싶어서 결국 그만뒀다.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눈은 눈대로 아프고, 정작 손에 쥐어지는 건 몇 천 원 단위라 허탈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을 더 자는 게 건강에 이롭겠다 싶었다.

굳이 더 해보려는 시도조차 이제는 망설여진다

결국 집에서 할 수 있는 뚜렷한 소득원은 아직 못 찾았다. 온라인 셀러나 재택 근무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는 걸 몸소 체험한 셈이다. 주변에서는 뭐라도 하라고 하는데, 막상 해보면 본업 지장만 생기고 스트레스만 쌓인다. 요즘은 그냥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게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해졌다. 가끔 당근마켓 같은 곳에 올라오는 동네 알바를 보긴 하는데, 내가 원하는 시간대와 조건이 맞는 게 정말 잘 없다. 어쩌다 운 좋게 건당으로 들어오는 간단한 일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요즘은 그런 것조차도 뭔가 찜찜해서 함부로 지원을 못 하겠다. 부업으로 돈 벌기는 생각보다 아주 멀고 험한 길인 것 같다. 지금도 노트북을 켜놓고는 있지만,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창만 띄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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