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블로그로 돈 좀 벌어보려다 노트북만 켰다 껐다 하는 중

처음에는 금방 될 줄 알았지

사실 시작은 아주 가벼운 마음이었다. 주부 재택근무 검색하다가 덜컥 블로그 기자단이나 애드포스트로 커피값이라도 벌면 좋겠다 싶어서 말이다. 처음엔 디자인 예쁘게 하면 방문자가 늘겠지 싶어서 이리저리 찾아보고 홈페이지형 블로그 만들기까지 독학으로 시도했다. 며칠 밤을 새우며 포토샵으로 메뉴 버튼 만들고 링크 연결하고, 나름 그럴싸하게 꾸며놓으니 이제 수익만 들어오면 되겠다 싶었다. 근데 이게 생각만큼 쉬운 게 아니더라. 일단 디자인은 예쁜데 글을 쓰려니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이다. 내가 좋아서 쓰는 글이랑 수익을 위한 글은 완전히 결이 다르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기자단 원고는 왜 이렇게 어려운가

한번은 업체에서 연락이 와서 기자단이라는 걸 해볼까 하고 가이드를 받았다. 사진 15장 이상, 키워드 5번 이상 삽입, 서론 본론 결론 구조 맞춰서 쓰라는 지침이 어찌나 복잡하던지. 글자 수도 1,500자 이상 맞춰야 해서 노트북 앞에서 한참을 씨름했다. 겨우 완성해서 보내고 원고료 3만 원을 받았는데, 이걸 시급으로 따져보니 최저임금도 안 되는 거였다. 며칠 동안 맛집 후기 검색하고 사진 보정하고 끙끙거렸는데 허탈함이 밀려왔다. 애드포스트 수익은 더 가관이다. 하루에 100원, 200원 찍히는 걸 볼 때마다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 일인가 싶어 한숨이 나왔다.

자동화라는 말에 현혹되지 않기로 했다

요즘은 자동화 수익이라는 말이 참 많이 보인다. AI가 글을 대신 써준다는 툴도 많고, 어떤 프로그램은 댓글도 자동으로 달아준다고 홍보한다. 처음에 솔깃해서 월 5만 원 정도 하는 툴을 결제해 볼까 고민도 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계적으로 쏟아내는 글에 누가 들어와서 읽어줄까? 뉴스레터니 전자책이니 하면서 다들 수익화 전략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내 블로그는 정체되어 있다. 투잡으로 수익 내는 분들 보면 다들 자기만의 색깔이 있던데, 나는 무작정 돈 되는 키워드만 쫓다 보니 글에 영혼이 없는 느낌이다.

남들은 다 잘 벌고 있는 것 같은데

커뮤니티를 보면 하루에 몇십만 원씩 수익을 인증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제휴 마케팅이다 뭐다 해서 쿠팡 파트너스 링크 걸고 아고다 같은 숙박 플랫폼 광고까지 넣고. 나도 따라 해 보려고 며칠 시도해 봤는데, 사람들이 다 광고인 걸 알고 들어오지도 않더라. 오히려 내 일상 기록조차 광고성 글 때문에 묻히는 것 같아서 속상했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이 블로그를 통해 이런저런 경제 분석을 올리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 싶은데, 나는 고작 오늘 먹은 점심 메뉴 하나 제대로 정리하는 게 버겁다. 비트코인 투자 수익률 자랑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너무 보잘것없어 보이기도 하고.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

결국 무리해서 자동화를 돌리거나 수익형 포스팅만 찍어내는 건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며칠 전에 쓴 일기 형태의 글이 우연히 검색에 걸려 조회수가 꽤 나왔는데, 그때 느꼈던 뿌듯함이 사실 원고료 3만 원보다 훨씬 컸다. 물론 돈이 안 되는 건 여전히 고민이다. 전기세라도 좀 나오면 좋겠는데 현실은 매달 5,000원 채우기도 벅차다. 오늘도 노트북을 켜고 앉았는데, 굳이 수익에 얽매이지 말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나 꾸준히 써볼까 싶기도 하고. 아예 관둘까 하다가도 오늘 쌓인 조회수 50건을 보면 차마 버튼을 못 누르겠다. 내일은 또 마음이 바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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