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다 처리하려니 노트북 쿨러 소리만 커진다
서버랑 디자인까지 챙기려니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최근에 지인 소개로 작은 앱 하나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보통 개발자 프리랜서로 일하면 기능 구현만 딱 집중하면 되는데, 이번 건은 좀 달랐다. 클라이언트가 반응형 홈페이지 제작부터 시작해서 앱 개발까지 한꺼번에 맡기고 싶어 했다. 처음에는 그냥 흔한 외주겠거니 싶어서 명함 디자인 제작 정도는 툴 몇 개 돌리면 되겠지, 하고 가볍게 승낙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기획안은 수시로 바뀌고, 디자인 에셋 하나 수정할 때마다 내 본업인 서버 로직 짜는 시간은 계속 뒤로 밀렸다. 원래 쓰던 노트북이 5년 차쯤 되는데, 요즘은 에디터 창만 띄워도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가 난다.
깃허브 잔디 심기보다 어려운 견적 산정
사실 개발자 포트폴리오를 쌓는 게 목적이라 돈이 적어도 참고 하려 했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어플 만들기’라는 게 단순히 코드 짜는 문제가 아니었다. 키오스크 제작 경험이 있는 사람을 중간에 섭외해야 할지 고민될 정도로 사양이 복잡해졌다. 비용 문제도 골치다. 대충 300~500만 원 선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고객 관리 어플 기능을 더 넣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오면서 범위가 계속 늘어난다. 이런 식으로 일하면 나중에 정산할 때 정말 피곤해진다. 공공 SW 사업에서 흔히 말하는 ‘반프리 계약’ 같은 편법을 쓰라는 건 아니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면 결국 내가 나를 착취하는 구조가 되기 십상이다.
AI 에이전트 군단을 써볼까 고민 중
요즘 주변 개발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AI 에이전트 군단을 지휘해서 1인 기업처럼 일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한번 시도해 볼까 해서 몇 가지 툴을 써봤는데, 설정하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다. 단순 코드 자동 완성은 편한데, 특정 요구사항에 맞춰 로직을 다듬는 건 결국 내 머릿속을 거쳐야 한다. 시간 단축을 하려다가 오히려 툴 학습하는 데 시간을 더 썼다. 그래도 코딩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밤늦게라도 물어볼 곳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이다. 예전처럼 스택 오버플로우만 뒤지던 시절과는 확실히 다르긴 하다.
세금과 국민연금 문제는 항상 뒷전이다
사실 이런 기술적인 고민보다 더 골치 아픈 건 세금이다. 종소세 신고 기간만 되면 머리가 하얘진다. 프리랜서 개발자들은 나중에 연금을 돌려받을 때 세법 기준을 제대로 모르면 정말 손해를 크게 본다는데, 당장 눈앞의 버그 하나 잡는 게 급해서 공부를 미루고 있다. 작년에도 건강보험료 고지서 받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 또 반복하고 있는 꼴이다. 누가 옆에서 ‘지금 공부 안 하면 나중에 큰일 난다’고 조언해 줘도 귀에 잘 안 들어온다. 일단 이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서 생각하자는 게 벌써 몇 달째다.
결국은 마감 시간과의 싸움
앱 출시 일자가 다가올수록 불안함은 커진다. 대기업 앱개발회사처럼 팀이 잘 갖춰진 곳도 아니고, 혼자서 서버 잡고 디자인 고치고 QA까지 다 하려니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제도 로그인 로직에서 에러가 터져서 새벽 3시까지 붙잡고 있었다. 칼로 찌르는 듯한 뒷목 통증을 느끼면서도 일단은 화면을 쳐다보게 된다. 이게 프리랜서의 숙명인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내가 욕심을 너무 부리는 건가 싶기도 하다. 다음 프로젝트부터는 진짜 딱 개발만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벌써 홈페이지 유지보수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거절을 잘 못 하는 성격 탓인지, 아니면 그냥 일이 끊길까 봐 무서운 건지 모르겠다. 오늘 밤에도 쿨러 소리를 들으며 코드를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일이 끝나긴 할지, 아니면 이 상태로 멈춰 서 있을지 솔직히 감이 안 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