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플레어 새 CMS를 써볼까 하다가 다시 워드프레스를 붙잡은 이유
예고 없이 찾아온 귀찮음
최근에 클라우드플레어에서 임대시(EmDash)라는 걸 냈다는 기사를 봤다. 평소 워드프레스 관리가 지겨웠던 터라 솔깃했다. 워드프레스는 뭐만 하면 업데이트하라고 알람이 뜨고, 플러그인 몇 개 깔다 보면 금방 무거워져서 영 불편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버스트 스태티스 같은 플러그인에서 보안 취약점이 터졌다는 소식까지 들리니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 내 사이트가 해킹당하는 거 아닌가 싶어 밤마다 로그를 뒤져보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그래서 이번 참에 좀 가볍고 깔끔한 걸로 갈아타 볼까 싶어 자료를 뒤적거렸다.
3분 만에 끝난다는 설치의 함정
요즘은 워드프레스 구축도 3분이면 끝난다는 식의 광고가 정말 많다. 로워드 브릿지니 뭐니 해서 원패스 호스팅을 강조하는데, 막상 들여다보면 또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이다. 카페24 어드민 페이지에 들어가서 설정 만지던 기억이 떠올랐다. 단순히 워드프레스 파일 설치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뒤에 따라오는 도메인 연결, SSL 인증서 갱신, 그리고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봇들의 공격 로그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게 한 달에 1만 원 내외로 해결되는 호스팅 비용보다 내가 들이는 시간값이 더 비싸다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된다. 3분 설치가 의미가 있나 싶다.
플러그인과 보안 사이의 줄타기
워드프레스를 쓰면서 가장 피곤한 건 플러그인이다. 처음에 블로그 스킨 예쁜 걸 고르고, 페이지 빌더로 이것저것 꾸미다 보면 어느새 사이트 속도가 거북이 수준이 된다. 그렇다고 플러그인을 안 쓸 수는 없다. 상세페이지 제작하거나 기본적인 SEO 환경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놈들을 깔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사이트가 꼬여서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게 된다. 차라리 코딩을 직접 할까 싶어서 카페24에서 제공하는 기초 튜토리얼을 펴봤지만, 30분 만에 덮었다. 이게 내가 할 짓인가 싶어서.
AI가 바꾸는 판이라는데 나는 여전히 제자리
요즘 세미나 가면 다들 AI로 블로그 순위 올리고 마케팅 효율 높인다고 난리다.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라는 단어도 나오고, AI가 추천하는 병원 마케팅이니 뭐니 해서 전략을 짠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나는 오늘 서버 설정 하나 제대로 못 해서 끙끙대고 있으니 괴리감이 컸다. 내 블로그에 글을 몇 개나 올리느냐보다, 내 사이트가 구글 봇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라는데, 그 기초가 되는 워드프레스 관리가 너무나 아날로그적이고 수동적이다. 내가 지금 글을 쓰는 건지, 관리자 페이지를 관리하는 건지 모르겠다.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마음
결국 클라우드플레어의 새 CMS로 갈아타려던 계획은 접었다. 익숙한 불편함이 새로운 불편함보다는 낫겠다는 판단이 서서다. 지금 당장 워드프레스에서 다른 걸로 이사 가기엔 데이터 옮기는 것도 일이고, 또다시 설정값을 맞추는 데 며칠을 허비할 생각을 하니 엄두가 안 난다. 그 시간에 그냥 평소처럼 글 하나 더 올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전히 업데이트 알람은 거슬리고, 가끔 뜨는 보안 경고 메일은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하지만 말이다. 다음 달에 또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 호스팅 서버를 뒤적거리고 있을 내 모습이 눈에 훤하다. 이게 과연 자동수익으로 가는 길인지, 아니면 나만 힘든 길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