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사진으로 돈 좀 벌어보려다가 깨달은 것들
사진으로 소소하게 용돈을 벌어볼까 싶어서
한동안 회사 월급 말고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추가 수입을 만들어보겠다고 설쳤던 때가 있었다. 뻔한 데이터라벨링 알바는 너무 지루하고, 번역 알바는 내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금방 깨달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게 스톡 사진이었다. 집에 카메라가 굴러다니기도 하고, 평소에 카페 가서 음식 사진 찍는 걸 좋아하니까 이걸 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장에 몇백 원씩, 많으면 몇천 원씩 들어온다는데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잖나. 판넬나우(PANELNOW) 같은 설문조사 앱으로 푼돈 모으는 것보다는 적성에 맞을 것 같았다.
음식 사진 잘 찍는 법이라며 책까지 샀지만
처음엔 의욕이 넘쳤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던 실력으로 대충 찍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수익형 사진으로 올리려고 하니까 제약이 엄청 많았다. 일단 조명부터 문제였다. 집에 있는 형광등 밑에서 찍으면 음식 색깔이 묘하게 죽고, 그림자도 이상하게 져서 먹음직스럽지가 않았다. 그래서 창가 자연광을 찾아다니며 온 집안을 헤맸다. 카페 가서도 조용히 찍는다고 찍었는데, 괜히 민망해서 후다닥 찍느라 구도가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음식 사진 잘 찍는 법’ 책까지 사서 읽었는데, 정작 내가 찍은 사진은 전문가들이 올린 깔끔한 컷들과는 결이 달랐다. 너무 가정집 느낌이 강한 것 같기도 하고, 정갈함이 부족하달까.
승인 거절과 수정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
열심히 찍어서 보냈더니 승인 거절이 생각보다 자주 떴다. 상표권 문제나 초상권 문제가 까다로운 건 알았는데, ‘품질 부족’이라는 이유가 제일 뼈아팠다. 핀트가 아주 미세하게 나갔다거나, 밝기 조절이 애매하다는 거다. 그래서 사진 보정을 배우기 시작했다. 라이트룸을 깔고 만지작거리는데, 이게 사진 찍는 시간보다 보정하는 시간이 더 걸린다. 10장 올리려고 3시간씩 씨름하다 보면 내가 지금 시급 몇백 원짜리 노동을 하는 건가 싶은 현타가 온다. 예전에 어디 방송국 알바 할 때 선배가 ‘돈 버는 게 쉬운 줄 아느냐’고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때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이게 보정창을 켜놓고 밤을 새우다 보니 실감이 났다.
인물 사진은 시도도 못 해보고 접었다
음식 사진은 그나마 나았지, 인물 사진은 정말 엄두가 안 났다. 친구들이나 가족들을 모델로 써볼까도 생각했지만, 초상권 동의서 받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 혹시라도 나중에 문제 생기면 골치 아플 것 같아서 그냥 깔끔하게 포기했다. 길 가다 보이는 예쁜 풍경이나 커피 한 잔을 찍어 올리는 게 마음 편하긴 한데, 그런 사진들은 이미 너무 많아서 팔릴 확률이 거의 없다. 차라리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오퍼월 광고를 보고 앱을 설치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한다. 사진 한 장으로 몇십 원 벌 때, 광고 한 번 클릭하면 몇백 원이 들어오니까 말이다.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더라
사실 수익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낮았다. 한 달 열심히 찍어서 3만 원 정도 벌었나? 그것도 승인된 사진들이 쌓이면서 들어오는 거라 초기 노동력에 비하면 거의 껌값 수준이다. 그래도 가끔 내 사진이 팔렸다는 알림이 오면 괜히 뿌듯하긴 하다. 남들이 내 사진을 보고 무언가에 활용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하지만 이걸로 생활비를 벌겠다거나 큰 기대를 하는 건 정말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그냥 취미로 찍고, 팔리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마음을 비웠다. 퇴근하고 나서 너무 피곤한 날에는 아예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는다. 사진으로 돈을 버는 게 생각보다 낭만적인 일은 아니더라. 가끔 밤늦게까지 사진 보정을 하다가 거울을 보면, 내가 여기서 무엇을 위해 이렇게 눈을 부릅뜨고 있나 싶다. 다음 달에는 좀 더 쉬운 방법을 찾아볼까 싶기도 한데, 막상 또 귀찮아서 그냥 지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