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활 공부하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정말 이게 다 필요할까

엑셀 함수를 외우면서 멍하니 화면만 봤다

갑자기 왜 마음이 동했는지 모르겠다. 사무실에서 엑셀 쓸 일이 생기면 매번 옆 사람한테 물어보거나 구글에 ‘VLOOKUP 오류 해결’ 같은 걸 검색하는 게 반복되니까 슬슬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서점에서 덜컥 컴퓨터활용능력 1급 교재를 집어 들었다. 책값이 거의 3만 원 가까이 하길래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펴보니까 안에 들어있는 기출문제들이 너무 빽빽해서 숨이 막히더라. 독학으로 하겠다고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막상 집에서 모니터 앞에 앉으니 시작부터 꼬였다. 처음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설정하는 것만 한 시간은 걸린 것 같다. 시험 접수비도 생각보다 비싸서 대략 2만 원대 후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 번 떨어지면 돈도 돈이고 시간도 아까워서 무조건 한 번에 붙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더라.

집 근처 학원을 기웃거리다가 포기했다

혼자 하다가 도저히 진도가 안 나가서 서울직업학교 쪽을 알아본 적이 있다. 낮에 일을 하니까 저녁 수업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시간 맞추기가 까다로웠다. 퇴근하고 DDP 근처를 지나가다가 아기상어 AI 체험전 현수막도 보고 그랬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도서관에서 엑셀 함수를 붙들고 씨름하는 게 맞나 싶은 회의감이 들었다. 남들은 인강을 보면서 전산세무1급인강이나 다른 자격증까지 한 번에 따던데, 나는 왜 이 간단한 필기 문제집 하나를 넘기는 것도 이렇게 버거운지 모르겠다. 컴퓨터 비전이나 AI 기술 같은 뉴스들이 쏟아지는 시대에 엑셀 매크로를 외우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으면서도, 당장 내일 업무에 당장 필요한 건 또 이런 기초 기능들이라 멈출 수가 없었다.

독학의 함정과 끝없는 반복 학습

공부하다 보면 제일 짜증 나는 게 그거다. 분명히 어제 이해했다고 생각한 개념인데 오늘 다시 문제를 풀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특히 엑셀 자동계산 설정이나 배열 수식 같은 건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차라리 누가 옆에서 실시간으로 알려주면 좋겠는데, 독고리컴활 같은 커뮤니티 글들을 봐도 다들 ‘그냥 외우는 게 답’이라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다룰 때처럼 그냥 타이핑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이건 논리적인 구조를 맞춰야 하니까 더 스트레스가 쌓인다. 가끔은 건설 안전관리자 자격증 준비하는 사람들이 집합 교육받는 게 훨씬 빠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여기는 무조건 내 머릿속에 다 집어넣어야 하니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의 무게

오늘도 새벽까지 공부했다. 눈이 뻑뻑해서 이제 그만하고 싶은데, 책을 덮으면 내일은 오늘보다 더 기억이 안 날 것 같아서 계속 펴놓고 있었다. 사실 이게 정말 내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지, 아니면 그냥 내 만족을 위한 노동일지 스스로도 확신이 없다. 뉴스에서는 슈퍼컴퓨터니 뭐니 대단한 기술이 나온다고 떠들썩한데, 나는 여전히 2010년대 엑셀 기능에 갇혀서 셀 서식 하나를 수정하려고 30분을 헤매고 있다. 합격해도 실무에서 얼마나 쓸 수 있을지도 사실 의문이다. 그냥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스스로 시작한 일인데, 이상하게 할수록 재미는 없고 숙제처럼 느껴진다. 며칠 뒤면 시험인데, 만약 떨어지면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른 쪽을 알아볼지 아니면 한 번 더 접수할지 아직 결정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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