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돈 벌어보겠다고 기웃거리다가 지쳐버린 기록

재택 부업의 유혹은 생각보다 달콤하게 시작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얼마 전부터 재택근무 부업에 꽤 진심이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침대에 누워 핸드폰만 보는 시간이 아까워져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조급함이 들었던 것 같다. 검색창에 ‘블로그 수익화’나 ‘재택 알바’를 치면 나오는 수많은 광고 글들, 솔직히 처음에 다들 혹하지 않나. 나도 그랬다. 하루에 30분만 투자하면 월 100만 원은 우습게 번다는 말들이 처음엔 좀 의심스러웠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간사해서 ‘혹시 나만 모르는 노다지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뇌를 지배하기 시작하더라.

블로그 기자단 가입했다가 며칠 만에 탈퇴한 이유

처음 시도한 건 블로그 기자단이었다. 광고주가 준 원고를 그대로 복사해서 올리거나, 사진 몇 장 받고 내용을 대충 짜깁기해서 올리면 건당 몇천 원을 준다는 거였다. 3만 원짜리 원고를 쓰기로 하고 덜컥 계약을 했는데, 이게 막상 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도 아닌 식당이나 물건을 마치 내가 써본 것처럼 포스팅해야 하는데, 그게 어찌나 어색하고 찜찜하던지.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건지 아닌지 알 수도 없는 수치를 매일 확인하는 것도 은근히 스트레스였다. 결국 며칠 못 가고 계정을 비공개로 돌려버렸다. 애초에 내가 원하던 방식의 돈벌이가 아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에 허무함만 남더라.

오픈채팅방에서 만난 기괴한 제안들

기자단이 안 맞아서 그다음엔 오픈채팅방을 기웃거렸다. 그런데 여기가 진짜 위험천만한 곳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성 재택근무’, ‘데이터 라벨링 부업’ 같은 제목이 적힌 방에 들어갔는데, 며칠 지나니까 갑자기 1대1 대화로 이상한 제안을 하더라. 여성을 가장해서 채팅 앱에서 남성들에게 접근해 성매매를 유도하는 일을 하라는 거였다. 건당 수수료를 챙겨준다고 하는데,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뉴스에서나 보던 보이스피싱이나 성매매 알바 조직이 정말로 아무렇지 않게 내 근처에 있다는 걸 체감하니 무서워서 바로 방을 나갔다. 그때 들었던 생각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구나’가 아니라, ‘부업 찾다가 범죄자 될 뻔했네’였다.

데이터 라벨링을 하려다 포기한 결정적인 순간

그래도 아예 포기하기는 싫어서 마지막으로 눈을 돌린 게 데이터 라벨링이었다. 이건 적어도 범죄는 아니니까. 그런데 시작하기도 전에 장벽에 부딪혔다.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데, 강의료를 내라는 곳도 있고, 무료 교육이라고 해서 들어갔더니 엄청나게 복잡한 가이드라인을 읽으라고 하더라. 사진 속 사물을 정확히 지정하고, 특정 데이터의 값을 입력하는데 눈이 빠지는 줄 알았다. 시급으로 치면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금액을 받으려고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싶었다. 결국 가입만 해두고 앱을 지웠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몇 천 원을 벌어야 하나 싶은 현타가 세게 왔다.

결론 없는 지금의 상태와 생각

지금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주말에 카페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5,000원인데, 그 돈 아끼겠다고 집에서 핸드폰 붙잡고 머리 싸매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다. 재택 부업이란 게 사실은 남의 시간을 헐값에 사는 거였구나 싶고, 그마저도 제대로 된 곳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같다. 친구는 요즘 펀딩 사이트에서 아이템을 기획해서 판매해보라는데, 이제는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에너지가 없다. 그냥 퇴근하고 좋아하는 예능이나 보는 게 제일 남는 장사인가 싶기도 하고. 다음 달 월급날이나 기다리는 게 정신 건강에는 가장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이게 맞는지 틀린 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최소한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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