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눈뜨자마자 노트북 켜는 게 일상이 될 줄은 몰랐다
부업 강의라는 늪에 발을 들였던 날
처음에는 정말 단순하게 생각했다. 40대가 되니까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왜 이렇게 오르는 건지. 주변에서 다들 N잡러, N잡러 하길래 나도 뭐라도 하나 걸쳐놔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블로그 알바나 재택 타이핑 알바 같은 걸 찾아봤는데, 막상 하려니 광고성 글만 가득하고 이게 진짜 돈이 되는 건지 알 수가 없더라. 그래서 덜컥 비싼 부업 강의를 결제했다. 그때 쓴 돈이 약 50만 원 정도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돈부터 아꼈어야 했다.
무인점포 운영에 눈이 돌아갔던 이유
강의에서는 무인카페나 아무도없개 같은 무인점포가 그렇게 쉽다고 했다. ‘몸은 편하고 수익은 자동으로 들어온다’는 그 문구에 홀려서 여기저기 매물도 알아봤다. 보증금이랑 시설 비용만 최소 3,000만 원은 깨지는 구조였다. 40대 자영업자들 인터뷰 기사를 보면 다들 본업이 있는데 부업으로 배달까지 한다고 하던데, 무인점포는 그보다는 우아해 보였으니까. 그런데 막상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월세 내고 전기세 내고, 가끔 사고라도 터지면 수익률이 너무 낮았다. 결국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쏟은 시간과 에너지는 어디서 보상받나 싶더라.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헤매는 중
결국 무인점포는 접고 다시 재택 타이핑 알바나 소소한 데이터 라벨링 같은 걸 기웃거렸다. 이게 진짜 웃긴 게, 한 달에 10만 원 벌려고 노트북 앞에 앉아서 서너 시간을 꼬박 쓰게 된다. 최저시급도 안 나오는 일을 하면서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다 보면 주식 차트라도 열어보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얼마 전에 엘지전자 주식으로 200만 원 넘게 날리고 멘탈이 나갔을 때, ‘이걸 부업으로 메워야지’라고 다짐했는데 그게 또 마음대로 안 된다. 배달을 뛰는 게 차라리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체력을 생각하면 또 주저하게 되고.
공무원 부업은 먼 나라 이야기
직장 동료 중에는 공무원 부업 고민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겸직 금지 규정 때문에 다들 몰래 하는 것 같던데, 나는 그 정도로 간이 크지는 않다. 그냥 퇴근하고 나서, 혹은 주말에 가족들 눈치 보면서 틈틈이 타자 치는 게 전부다. 최근에 뉴스에서 보니 40대 부업 인구가 12만 명이 넘는다는데, 다들 이렇게 남몰래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사는 건가 싶다. 남편이 주말 부업까지 해서 모은 돈을 시부모님께 드렸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그걸 보면서 남 일 같지 않아 한참 멍하니 있었다. 돈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내일 아침이면 또 앱을 켜고 있겠지.
결론 없는 일상의 반복
지금도 거창한 수익은 없다. 어쩌다 한 달에 치킨 몇 마리 값 정도 벌면 다행인 수준이다. 처음엔 큰 기대를 했지만, 이제는 그냥 마음 비우고 한다. 사실 이게 돈이 좀 더 필요해서 하는 거기도 하지만, 퇴근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 불안해서 더 그런 것도 같다. 요즘은 그냥 이렇게라도 조금씩 움직이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본업에 더 충실해서 연봉 협상이라도 제대로 하는 게 나은 건지 아직도 답을 못 내렸다. 오늘도 밤늦게 타이핑 알바 사이트 하나 새로 가입했는데, 또 별거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