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알바를 전전하다 보면 남는 것들
갑작스럽게 시작된 단기 알바의 기록
요즘 들어 부쩍 여기저기 공고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사무직 알바 자리라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어 구직 사이트를 켜보지만, 막상 올라오는 공고들은 대부분 너무 멀거나 조건이 애매하다. 세종시 알바나 안성 알바 같은 것들이 눈에 띄는데, 그 거리를 이동하는 시간과 차비를 생각하면 과연 남는 게 있을까 싶어 주저하게 된다. 예전에 송도 알바를 하러 갔다가 왕복 세 시간 넘게 길에서 버렸던 기억이 떠올라서 더 망설여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때는 정말 돈 몇 푼 벌겠다고 이 고생인가 싶어서 현타가 꽤 왔었는데, 지금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조금 웃프다.
쪼개기 알바의 현실과 그 사이의 나
뉴스에서는 자꾸 쪼개기 알바가 양산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소린가 했다. 그런데 실제로 구직 공고를 보다 보면 주 15시간 미만으로 딱 맞춰진 자리들이 정말 많다. 고용주 입장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구직자 입장에서는 참 난감하다. 하루 4시간, 일주일에 3일 정도 일해서는 월세를 감당하기에도 벅차니까. 향남 알바나 부산 단기 알바 공고들을 살펴봐도 비슷하다. 예전에는 좀 더 긴 시간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어떻게든 주휴수당을 피하려고 촘촘하게 짜인 스케줄뿐이다. 이런 자리들을 몇 개씩 엮어서 돌려야 간신히 생활이 유지되는 구조가 조금 씁쓸하게 느껴진다.
이동 수단과 예상치 못한 비용들
가끔은 탁송 알바라도 할까 싶어 정보를 찾아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도 막상 해보면 쉬운 게 아니다. 이동 거리나 시간 배분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지하철 첫차를 기다리는 그 기분은 해본 사람만 안다. 역까지 가는 버스비, 중간중간 사 먹는 커피 값, 그리고 혹시나 늦었을 때의 그 초조함. 사실 단기 알바라는 게 시간 대비 효율을 따지면 최저임금 수준인 경우가 태반이다. 요즘은 일일 알바 한 번 다녀오면 교통비와 식비로 대략 1만 원에서 1만 5천 원 정도는 기본으로 빠져나가는 것 같다. 8시간 꼬박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생각보다 적어서 계산기를 두드리다가 결국 한숨만 쉰다.
눈에 보이는 자극과 피부 문제
얼마 전에는 야외 행사장 보조 알바를 하다가 피부가 뒤집어졌다. 햇빛을 너무 오래 받아서 그런지 접촉성 피부염처럼 따갑고 붉게 올라와서 한동안 고생했다. 약국에 가서 연고를 사 바르면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누군가는 햇빛을 피하려고 양산을 쓰고 다니는데 나는 돈을 벌겠다고 그 뙤약볕 아래 서 있어야 했으니까. 지금은 좀 진정됐지만 아직도 가끔 간지러울 때가 있다. 피부과에 가면 진료비도 만만치 않은데, 알바로 번 돈을 병원비로 다시 뱉어내는 꼴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영 좋지 않다. 다음부터는 실내 작업 위주로만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또 당장 급한 공고가 뜨면 마음이 흔들릴지 모르겠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막연함
사실 단기 알바를 계속하는 게 답이 아니라는 건 안다. 하지만 딱히 눈에 띄는 정규직 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당장 거창한 계획을 세울 여유도 없다. 그저 오늘 당장 들어오는 일일 알바 공고에 눈이 가고, 내일은 어디로 가서 몇 시간을 일해야 하나 고민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때로는 내가 이렇게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그렇다고 당장 그만두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오늘도 습관처럼 구직 사이트 새로고침 버튼을 누른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버텨내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그냥 다들 이렇게 하루하루를 메우며 사는 건지, 아니면 나만 유독 요령 없이 헤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오늘도 꽤 늦은 시간이 되어버렸는데, 내일 일자리는 또 언제 찾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