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레스 세팅하다가 밤새고 느낀 점들
워드프레스 설치만 하면 끝일 줄 알았지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네이버 블로그는 애드포스트 수익이 너무 쥐꼬리만 하니까, 사람들이 다들 워드프레스가 수익 면에서 낫다고들 하길래. 도메인 사고 호스팅 결제하고 워드프레스 깔기까지는 사실 별문제 없었다. 20만 원 조금 넘는 금액을 1년 치 호스팅 비용으로 질렀을 때만 해도 내가 당장이라도 월 몇 백을 벌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그런데 막상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무슨 암호 해독하는 기분이었다. 테마 고르는 데만 3시간을 썼는데, 결국 가장 기본적이라는 테마 하나 깔고 설정 창 들여다보다가 새벽 3시가 넘어버렸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으면서도, 일단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검색 엔진 최적화가 뭐길래 사람을 피곤하게 할까
글을 몇 개 쓰고 나니 트래픽이 문제였다. 사람들이 들어와야 광고를 보든 말든 할 텐데, 아무도 안 보는 블로그에 글만 쌓는 게 맞나 싶었다. SEO라는 걸 공부하려고 검색해보니 온통 알 수 없는 전문 용어들뿐이었다. 플러그인 설치하는 법부터 배웠는데, Yoast SEO니 뭐니 하는 것들을 깔아도 점수가 빨간색에서 벗어나질 않았다. 문장이 너무 길다느니, 키워드 밀도가 어쩌구저쩌구… 글 쓰는 게 즐거워서 시작한 블로그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로봇 눈치를 보며 글을 다듬고 있었다. 예전에 재미로 만들었던 이상형 월드컵 사이트 같은 걸 운영할 때보다 더 머리가 아팠다. 그때는 그냥 트래픽만 터지면 장땡이었는데, 이건 돈까지 연결하려고 하니까 더 깐깐하게 굴게 되는 모양이다.
광고 승인이라는 거대한 벽
애드센스 승인받으려고 글을 15개 정도 채웠을 때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일상 글을 막 올렸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아니란다. 정보성 글이어야 승인이 잘 난다고 해서 그때부터는 영양가 없는 글을 쥐어짜 내기 시작했다. 챗GPT를 켜놓고 초안을 잡았는데, 이게 또 수정하는 게 더 일이다. 기계가 쓴 글은 특유의 그 냄새가 난다. 조금 매끄럽게 고치려고 다시 읽어보면 또 어색하고, 고치고 나면 다시 원문보다 못할 때도 있고. 그렇게 고생해서 신청했는데 ‘가치 있는 인벤토리 부족’이라는 메시지가 뜰 때는 정말 허탈했다. 나름대로 사진도 넣고 글자 수도 맞췄는데 말이다. 대체 어떤 기준이길래 이러나 싶어서 커뮤니티를 기웃거렸는데, 다들 제각기 다른 소리를 하니 더 혼란스러웠다.
VPN앱까지 동원해야 하나 싶었던 순간
어느 날은 블로그 분석 툴을 보는데, 해외 트래픽이 좀 찍히더라. 이게 혹시 내가 예전에 깔아두었던 VPN앱 때문인가 싶었다. 외국에서 접속하는 것처럼 우회해서 트래픽을 늘려볼까 하는 위험한 생각도 아주 잠깐 스쳤다. 물론 실제로 하지는 않았다. 계정 정지당하면 끝이라는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쫄보처럼 굴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아, 그냥 남들 하는 대로 할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시 마음을 다잡고 꾸준히 글을 올리기로 했다. 근데 이게 참 쉽지 않다. 회사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이미 녹초가 되는데, 거기서 또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써야 한다는 게 생각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수익이 나긴 하는 걸까
지금은 승인받고 아주 조금씩 수익이 찍히고는 있다. 한 달에 치킨 한 마리 값 정도 나올까 말까. 1년 뒤면 좀 나아질지, 아니면 이마저도 귀찮아서 서버 연장을 안 하게 될지 모르겠다. 챌린지클래스 같은 교육을 들어볼까 고민도 해봤는데, 사실 돈 들여서 배우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다. 결국 꾸준히 앉아서 엉덩이 힘으로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거 아닐까. 오늘도 글 하나를 더 올리면서, 이게 정말 수익을 위한 길인지 아니면 단순히 내 시간을 갉아먹는 취미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가끔은 그냥 마음 편하게 회사 월급이나 꼬박꼬박 받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또 다음 날 아침이면 스마트폰으로 내 블로그 방문자 수를 확인하고 있는 내가 참 모순적이다. 내일은 좀 더 나아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