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글 몇 줄 쓰는 게 생각보다 더 귀찮은 일이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던 블로그가 주는 무게감

회사 다니면서 딱 월급 외에 30만 원 정도만 더 벌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열었다. 다들 블로그 수익이라고 하면 애드포스트를 이야기하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이게 돈이 되기는커녕 내 시간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었다. 처음에는 맛집 다녀온 사진 몇 장 올리고 짧게 글을 쓰면 될 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니더라. 뭔가 정보를 줘야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래야 조회수가 오르고, 그래야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였다. 주변 사람들은 무슨 ESG 자격증을 따서 전문적인 글을 쓰라느니, 디지털 마케팅 공부를 해서 체계적으로 운영하라느니 하는데, 퇴근하고 녹초가 된 상태에서 그런 고차원적인 전략을 짤 여력이 어디 있나 싶었다.

체험단이라는 새로운 숙제와 현실적인 피로감

방문자가 조금 늘어나니 체험단 메일이 오기 시작했다. 3만 원짜리 식사권 하나 받으려고 굳이 평일 저녁에 무거운 카메라 들고 동네 식당까지 찾아가는 게 맞나 싶었다. 막상 가서 사진 찍고 사장님 눈치 보면서 기록 남기는 게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든다. 단순히 밥 한 끼 먹는 게 아니라 ‘리뷰할 거리’를 만드는 노동이 되어버린 거다. 어떤 날은 비가 억수같이 오는데도 예약한 체험단 때문에 억지로 나갔다가, 막상 들어가서 글 쓸 때 사진 정리하고 보정하다 보면 자정을 훌쩍 넘긴다. 이게 과연 30만 원을 벌기 위한 가치가 있는지 자꾸 회의감이 들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편의점 알바라도 하는 게 몸은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생성형 AI를 쓰면 편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최근에 뉴스를 보니 가짜 뉴스를 생성형 AI로 만들어서 조회수 챙기려던 사람이 잡혔다는 기사를 봤다. 사실 나도 유혹이 없었던 건 아니다. 챗GPT한테 ‘요즘 이슈되는 주제로 블로그 글 하나 써줘’라고 시켜보면 몇 초 만에 그럴듯한 글이 뚝딱 나오긴 한다. 근데 막상 그걸 내 블로그에 올리려니 찜찜했다. 너무 기계적인 말투에, 가끔은 틀린 정보를 사실인 양 써 내려가는 걸 보면 수정을 안 할 수가 없다. 결국 AI가 써준 글을 다듬느라 쓰는 시간이, 차라리 내 생각을 직접 적는 시간보다 더 길어질 때가 있다. 도구는 편한데, 그걸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의 찝찝함은 온전히 내 몫이다.

부동산과 수익, 그리고 남는 건 피로뿐

부동산 블로그나 경제 관련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은 수익성이 좋다고 들었다. 재건축이나 분양 정보를 잘 정리해서 올리면 조회수도 높고 원고료 제안도 잘 들어온다더라. 나도 한때는 재건축 단지 임장 다니면서 분위기 파악하고 글 좀 써볼까 싶었는데, 깊이 있게 파고들수록 이게 정말 정보인지 아니면 그냥 광고판인지 경계가 모호해졌다. 단순히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내용은 빈약한 글들을 생산하다 보니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싶었다. 애드포스트 수익창출은커녕 매달 내는 인터넷 요금이나 나오면 다행인 수준이다.

결국 꾸준함이라는 게 제일 무서운 함정이다

블로그 고수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일단 매일 꾸준히 쓰라’는 거다. 그 말이 제일 무섭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노트북 앞에 앉아 오늘 있었던 일을, 혹은 남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를 정리하는 일. 어제는 쉬고 싶어서 그냥 두었더니 방문자 수가 뚝 떨어졌다. 그걸 보고 있으면 또 마음이 조급해져서 다시 글을 쓴다. 수익은 제자리인데, 블로그를 놔버리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가끔은 웃기다. 이게 자동수익인지, 아니면 나 스스로를 옭아매는 자동노동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오늘도 퇴근하고 돌아와서 멍하니 화면을 보는데, 뭐라도 써야 한다는 강박이 참 사람 피곤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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