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만들고 나서 매달 나가는 돈이 더 무섭다

처음에는 디자인에만 너무 몰두했다

작년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급하게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때는 디자인이 제일 중요한 줄 알고 포트폴리오를 여기저기 뒤지면서 눈만 높아졌다. 인천에 있는 지인 소개로 괜찮다는 업체에 연락해서 견적을 받았는데, 결과물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처음에는 쇼핑몰 제작이랑 회사 소개 페이지를 합쳐서 꽤 공들여서 만들었다. 대략 400만 원 정도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그렇게까지 돈을 써야 했나 싶기도 하다. 그때는 무조건 세련된 배너가 달려야 사람들이 믿고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다. 디자인이 깔끔해야 매출이 나올 거라는 강박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사이트는 예쁘게 나왔지만, 진짜 문제는 그다음부터 시작됐다.

유지보수라는 이름의 늪

사이트 오픈하고 나서 얼마 안 돼서 디자인을 조금 수정해야 할 일이 생겼다. 메인 페이지에 들어가는 배너를 바꾸는 작업이었는데, 내가 직접 할 수 있을 줄 알고 덤볐다가 완전히 꼬여버렸다. 관리자 페이지를 열어봐도 뭘 건드려야 할지 막막하고, 코드 몇 줄 잘못 건드렸다가 사이트 전체 레이아웃이 깨지는 걸 보고는 결국 업체에 다시 연락했다. 그때부터 매달 유지보수 비용을 따로 내게 됐다. 한 달에 15만 원 정도 나가는 돈인데, 이게 처음에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1년이 지나고 나니까 거의 사이트 제작비만큼의 돈이 나갔더라. 가끔 배너 교체나 텍스트 수정 같은 사소한 요청만 하는데도 꼬박꼬박 돈이 나가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직접 관리해보려고 애쓴 시간들

한번은 직접 해보겠다고 공부를 좀 했다. 나모 사이트빌더 같은 것도 알아보고, 요즘 AI로 홈페이지 만드는 툴도 많다고 해서 조금 만져봤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진짜 많이 걸린다. 업무관리시스템이랑 연동도 해야 하고, 보안 취약점 같은 것도 신경 써야 하니까 마음 편하게 내버려 둘 수가 없다. 어쩌다 오류라도 나면 고객들한테 항의 전화가 오니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단순히 디자인만 예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뒤에서 봐주느냐가 진짜 중요하더라. 업체에서는 나보고 보안 인증도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또 돈이 들어가는 문제라서 일단은 미루고 있다. 어차피 소규모로 하는 사업인데 너무 과하게 관리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자니 불안하고 그 중간 어디쯤에서 매일 고민한다.

요즘은 업데이트가 제일 고민이다

요즘은 그냥 사이트가 죽지 않고 살아있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기능 하나 더 넣으려고 욕심부렸는데 이제는 굳이 그런 욕심 안 부린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라고 하면 절대 이렇게 안 할 것 같다. 너무 거창하게 시작해서 관리비로 돈을 다 까먹고 있는 기분이다. 주변에 부동산 홈페이지나 렌트카 사이트 운영하는 사람들 보면 다들 나랑 비슷한 고민을 하더라. 누구는 블로그 제작 대행 맡겨서 그냥 그걸로 퉁친다는데, 진작에 그렇게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어차피 들어올 사람은 들어온다는 생각인데, 서버비에 유지보수 비용까지 합치면 이게 자동수익인지 아니면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고정 지출인지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어쩌다 보니 오늘도 서버비 확인 중

오늘도 업무관리시스템 오류 좀 고치려고 접속했다가 메인 배너가 좀 오래된 것 같아서 그거 바꾸느라 한참 걸렸다. 이게 뭐 하는 건가 싶다. 손모델 알바를 써서 예쁜 사진 찍어서 올려두면 뭐 하냐, 정작 사이트가 무거워서 로딩이 느리다는 소리나 듣고 있다. 업체에 연락해서 최적화 좀 해달라고 해도 추가 비용 내야 한다고만 하니까 더 할 말이 없다. 다음 계약 기간 끝날 때쯤에는 그냥 다 정리하고 더 가벼운 플랫폼으로 옮겨볼까 싶기도 한데, 막상 옮기려니 데이터 옮기는 것도 일일 것 같아서 벌써부터 피곤하다. 일단은 지금 상태로 어떻게든 버텨보는 게 정답인 것 같은데, 사실 정답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