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캐치 써보다가 결국 그냥 끄게 된 이유

키움캐치 설정만 하다가 주말이 다 갔다

요즘 주식 공부한다고 깔짝거리다 보니 자꾸 알고리즘이 나를 자동매매 프로그램 쪽으로 이끈다. 특히 키움증권에서 운영하는 키움캐치라는 게 눈에 띄었는데, 남들 다 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일단 깔아봤다. 처음에는 그냥 ‘내 전략’만 짜면 알아서 수익이 나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마음이었다. 막상 들어가 보니 조건식을 만드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RSI 지표가 어떻고 이동평균선이 정배열일 때 매수하라는데, 이거 하나하나 설정하다 보니 벌써 새벽 2시가 넘었다. 이게 내가 재테크를 하려는 건지 아니면 코딩 과외를 받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코스피200 종목 고르는 게 제일 어렵더라

결국 기본 세팅을 대충 해두고 모의투자를 돌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종목 선정이 문제였다. 코스피200 내에서만 골라보려니 변동성이 너무 없어서 재미가 없고, 그렇다고 테마주를 건드리면 프로그램이 매수하자마자 물릴 것 같아 겁이 났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거인의 포트폴리오’ 책 내용이 떠올랐다. 채권이랑 주식을 섞어서 안정적으로 가라던데, 자동매매 프로그램에서 그걸 구현하려면 또 조건식을 복잡하게 짜야 한다. 그냥 마음 편하게 ETF나 살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프로그램 매매라는 게 결국 내가 정한 규칙대로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건데, 그 규칙을 정하는 인간이 제일 감정적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다.

HMM 주가 보면서 멍하니 화면만 봤다

어느 날은 HMM 주가가 널뛰길래, 내가 설정한 자동매매 조건에 딱 걸려서 매수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체결이 안 된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호가창의 공백 때문이었나, 설정값이 너무 타이트했나 보다. 이런 사소한 것들 때문에 매번 수정을 반복해야 한다. 어떤 날은 프로그램이 오전 9시 5분 되자마자 덜컥 매수하더니 하루 종일 물려 있었다. 차라리 그냥 내가 직접 매매했으면 손절이라도 빨리 쳤을 텐데, 프로그램은 정해진 익절/손절 구간까지 묵묵히 버티는 걸 지켜보고 있자니 속이 터진다. 월 5만 원 정도 되는 이용료도 무시 못 하는데, 수익은커녕 수수료랑 이용료만 나가는 거 아닌가 싶어 며칠 전부터는 그냥 정지시켜 뒀다.

블로그로 돈 벌기만큼이나 어려운 투자

주변에서는 블로그로 돈 벌기니 뭐니 해서 애드센스 수익 인증하는 사람들 보면 부럽기도 하다. 그런 건 시간이라도 쏟으면 결과가 눈에 보이기라도 하지, 주식 자동매매는 내가 설정한 값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하는 데만 한 달이 걸린다. 유망주 찾겠다고 새벽까지 뉴스 찾아보고, 재택근무 하는 틈틈이 MTS 들여다보는 내가 좀 처량해 보이기도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내가 자는 동안에도 돈을 벌어다 주겠지’라는 상상을 했는데, 실상은 내가 잠을 설쳐가며 프로그램 오류를 잡고 있다. 어제는 그냥 깔끔하게 앱을 지울까 하다가, 혹시나 싶어 그냥 바탕화면 구석에 박아뒀다. 나중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다시 들여다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속 편하게 지수 추종 상품이나 조금씩 더 사는 게 정신 건강에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끄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긴 한데, 또 주말 되면 슬그머니 다시 켜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