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돈 번다는 말에 홀려 드랍쉬핑 강의를 결제했다가 결국 몸 쓰는 일까지 찾아보게 된 과정

유튜브에서 말하는 무자본 창업의 실체와 드랍쉬핑 강의 결제

최근 몇 달 동안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자리나 자동수익 모델을 엄청나게 검색했었다.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매달 수백만 원씩 들어온다는 유튜브 영상들을 보니 나만 바보같이 살았나 싶었다. 그중에서도 재고 없이 물건을 판다는 드랍쉬핑이라는 방식이 마음에 들어왔다. 초기 비용이 안 든다는 말에 혹해서 관련 카페도 가입하고, 큰맘 먹고 35만 원짜리 유료 온라인 강의까지 덜컥 결제했다. 스마트스토어 개설부터 해외 도매 사이트 연동까지 순서대로 따라 하면 금방 돈이 벌릴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세상에 쉬운 일은 없었다. 매일 상품 수십 개를 등록해도 주문은커녕 방문자 수도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게다가 해외 배송 관련 문의나 환불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번역기를 돌려가며 대응하는 과정이 너무 스트레스였다. 결국 한 달 내내 매달려서 번 돈은 고작 3만 원 남짓이었는데, 강의료와 도매 사이트 이용료를 생각하면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온라인으로 돈 많이 버는 알바라는 게 결국은 아주 극소수의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집 근처에서 바로 할 수 있는 단기알바 공고를 뒤적거리던 날들

결국 모니터만 보고 있는 게 답답해서 당장 하루 이틀이라도 일해서 현금을 쥘 수 있는 일당알바를 찾아보기로 했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 알바몬이랑 알바천국 앱을 다시 설치하고 동네 주변 공고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주로 청소일자리나 물류창고 분류 작업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검색창에 ‘돈 많이 버는 알바’ 혹은 ‘고수익 알바’라고 치면 자극적인 광고 글만 가득해서, 그냥 필터를 단기알바로 설정하고 스크롤을 내리는 편이 훨씬 나았다.

구인 게시판을 보다 보니 생각보다 40대 주부 알바나 중장년층을 구하는 청소 및 단순 포장 일자리가 꽤 많았다. 나이 제한에 걸릴까 봐 조마조마하며 여러 군데 전화를 걸었는데, 생각보다 연락이 바로 오는 곳은 드물었다. 문자 지원을 하라고 해서 이름과 나이, 사는 곳을 적어 보내놓고 연락이 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그 대기 시간이 참 묘하게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으니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진작에 기술이라도 배워둘 걸 그랬다는 후회가 몰려왔다.

에어컨 설치 보조나 실무 교육을 알아보며 느낀 현실적인 벽

단기 일자리를 찾다 보니 여름철이나 이사 철에 수요가 엄청나다는 에어컨 설치 보조 공고가 자주 보였다. 하루 일당이 12만 원에서 15만 원 선으로 다른 단순 노무에 비해 센 편이라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초보자가 무턱대고 현장에 나갔다가 사수한테 욕만 먹고 하루 만에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후기들을 보게 되었다. 제대로 배워서 직업으로 삼아볼까 싶어 영등포구 당산동 근처에 있는 사설 에어컨 학원 수강료를 문의해 보니 4주 과정에 거의 90만 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들었다.

당장 수입이 급한 상황에서 백만 원 가까운 돈을 먼저 지불하고 한 달 동안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큰 모험이었다. 학원을 수료한다고 해서 바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일자리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었고, 결국은 개인 대리점 밑에서 조수 생활을 거쳐야 독립할 수 있는 구조였다. 진입 장벽이 낮아 보이는 일도 깊이 파고들면 결국 돈과 시간이 꽤 많이 들어간다는 현실을 깨닫고 나니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세상 모든 일이 시작하기도 전에 밑천이 먼저 나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루 10만 원짜리 식당 주방보조 알바로 몸을 움직여보고 느낀 점

결국 고민 끝에 당장 다음 날 출근할 수 있다는 집 근처 고깃집의 주방보조 알바를 하러 갔다. 평일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근무하고 일당으로 약 7만 원 정도를 받는 조건이었다. 비교했던 다른 물류창고 알바는 왕복 통근버스 타는 시간만 3시간이 넘게 걸려서 차라리 몸은 힘들어도 가까운 식당이 낫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부터 내 계산이 완전히 틀렸음을 깨달았다.

주말도 아닌 평일 저녁인데도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왔고, 불판과 찌개 뚝배기를 닦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손목에 무리가 갔다. 주방 이모님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으며 쉴 새 없이 설거지를 하다 보니 새벽에 일어나 스마트폰으로 드랍쉬핑 상품 등록을 고민하던 시간은 사치처럼 느껴졌다. 퇴근길에 욱신거리는 파스 냄새를 풍기며 버스에 앉아 있으니 몸을 써서 정직하게 버는 돈의 가치와, 그에 따르는 피로감 사이에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하루 일하고 주저앉을 뻔한 내 체력에 스스로 실망하기도 했다.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돈을 기대하는 마음과 여전히 풀리지 않는 고민

식당 일당을 받고 나니 통장에 찍힌 숫자는 반가웠지만, 이걸 매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모니터 앞에 앉아 언제 팔릴지 모르는 물건들을 등록하고 있는 것도 고역이다. 온라인 부업으로 자동수익을 만든다는 사람들은 다들 어떻게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건지, 내가 요령이 없는 건지 아니면 세상이 나를 두고 장난을 치는 건지 모르겠다.

내일도 알바몬의 새로운 알바 공고들을 들여다보며 갈팡질팡할 것 같다. 몸이 편하면 수입이 불안정하고, 몸이 힘들면 하루 이틀 만에 나가떨어지는 이 굴레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사놓은 드랍쉬핑 강의 남은 회차나 마저 들어야 할지, 아니면 아예 다른 현장 일자리를 알아봐야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오늘도 포털 사이트 검색창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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