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중국 물건 떼다가 팔아보려다 포기 직전까지 갔던 날
처음엔 다들 그렇게 쉽게 시작하나 보다
월급만으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주변에서 다들 한 번씩은 기웃거린다는 구매대행에 손을 댔다. 사실 처음에는 정말 단순하게 생각했다. 1688.com 같은 데서 괜찮은 물건 사진 몇 개 퍼오고, 적당히 마진 붙여서 오픈마켓에 올리면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막상 해보니까 생각보다 손이 너무 많이 가더라. 중국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포토샵을 기가 막히게 다루는 것도 아닌데 상세 페이지 만드는 것부터가 이미 고역이었다. 누군가는 엑셀로 자동 업로드 프로그램 돌려서 수천 개씩 올린다는데, 나는 그냥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올리다가 지쳐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베트남 배대지 선택에서 겪은 당혹감
중국 물건을 팔다 보니 자연스럽게 베트남 쪽 시장도 궁금해졌다. 베트남 현지에 사는 지인들이 한국 화장품이나 소소한 잡화를 그렇게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배대지를 알아보러 다녔다. 텔포 같은 곳들이 항공 특송을 전문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며칠 동안 사이트를 뒤져봤는데, 이게 가격이 업체마다 다 다르더라. 1kg당 가격이 얼마인지, 부피 무게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떤 곳은 쿠폰을 준다고 해서 혹했는데, 막상 가입해보니 사용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서 그냥 정가 내고 이용하는 게 속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베트남까지 물건을 보내는 데 드는 배송비가 생각보다 비싸서, 마진을 붙이면 물건이 안 팔릴 것 같고, 안 붙이면 내가 손해를 보는 기묘한 상황이 반복됐다.
물류 창고가 내 방이 된 기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다고 샘플을 몇 개 집으로 받았는데, 이게 문제였다. 집 구석에 택배 상자가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하니까 현관문을 열 때마다 한숨부터 나왔다. 거창하게는 ‘창고형 물류’라고 부르고 싶지만, 실상은 그냥 내 방 한복판을 점령한 박스 뭉치들일 뿐이다. 퇴근하고 돌아와서 밤마다 검수하고, 다시 재포장해서 고객들에게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 지치는 기분이었다. 쇼핑365 같은 사이트를 참고해서 물건을 고를 때는 정말 좋아 보였는데, 막상 내 손에 들어온 물건들은 가끔 마감이 엉망인 경우가 있었다. 이걸 일일이 확인하는 게 직장인 부업으로 가능하긴 한 건지, 퇴근 후의 소중한 휴식 시간을 다 반납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은 통관과 배송이 문제더라
가장 짜증 났던 건 통관 과정이었다. 내가 보낸 물건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세관에서 보류가 걸렸다는 연락을 받으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관세청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며 이게 무슨 말인지 공부해야 하는데, 법적인 용어들은 봐도 봐도 머리에 안 들어왔다. 배송대행지 업체는 ‘통관은 복불복’이라는 식의 답변만 내놓고, 나는 중간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 일본에서 한국으로 택배를 보낼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중국이나 베트남은 물류 시스템이 가끔은 예측 불가능해서 더 당혹스럽다. 정호재 대표가 운영하는 위링코 같은 전문 플랫폼들이 왜 그렇게 현장 경험을 강조하는지, 고생을 좀 해보고 나서야 어렴풋이 이해가 갔다.
다시 생각해보는 이 부업의 가치
지금도 고민 중이다. 소소하게 들어오는 수익은 분명히 있는데, 이걸 위해서 내 주말과 저녁 시간을 전부 쏟아붓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어제도 밤 11시까지 상세 페이지 수정하느라 눈이 침침해졌다. 주변 친구들은 그냥 적당히 적금이나 들라고 하는데, 이미 발을 담가버린 이상 쉽게 손을 떼지도 못하겠다. 배송대행지 업체에 카카오톡으로 문의를 남겨놓고 답장을 기다리는 이 시간도 이제는 익숙하다. 이 과정들이 나중에 내 자산이 될지, 아니면 그냥 잃어버린 시간으로 남을지 모르겠다. 일단 오늘 들어온 주문 건부터 처리하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려고 한다. 새벽에 올린 글이라 그런지, 조금 횡설수설한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