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커버린 아이 옷 때문에 주말마다 난리다

어느 날 갑자기 딸아이가 입던 바지들이 전부 발목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분명히 저번 달까지만 해도 딱 맞았던 것 같은데, 아이들은 진짜 쑥쑥 자란다는 말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구나 싶다. 덕분에 주말마다 쇼핑몰을 헤매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그냥 인터넷 검색창에 여아옷쇼핑몰이라고 쳐서 대충 나오는 곳에서 몇 벌 샀는데, 이게 문제였다. 화면에서 볼 때는 분명히 예뻐 보였는데, 막상 집에 도착해서 입혀보면 재질이 너무 빳빳하거나 사이즈가 애매해서 반품하기 일쑤였다.

직접 보고 골라야 마음이 편하다

결국 집 근처에 있는 대형 쇼핑몰을 찾았다. 용산아이파크몰이나 타임스퀘어 같은 곳을 자주 가는데, 사실 갈 때마다 주차 전쟁이다. 주말 오후에 가면 주차장 들어가는 입구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시동 걸어놓고 기다리는 그 시간이 제일 고통스럽다. 거기서 아이 옷을 사면 대략 상하복 한 세트에 5만 원에서 7만 원 정도는 줘야 한다. 온라인보다는 당연히 비싸지만, 그래도 직접 만져보고 아이한테 대볼 수 있으니 실패 확률은 확실히 낮다. 한번은 르네시떼 아동복 코너가 물건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볼까 고민했지만, 집에서 너무 멀어서 결국 포기했다. 그냥 가까운 데가 최고인 것 같다.

브랜드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현실

뉴스에서 베베드피노 같은 유명 아동복 브랜드가 임금체불이나 노동강도 문제로 시끄러웠다는 기사를 봤다. 예전엔 그냥 예쁘고 이름 있는 브랜드면 무조건 믿고 샀는데, 그런 기사를 접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복잡해진다. 아이가 좋아하는 티니핑이나 헬로카봇 캐릭터가 들어간 옷들이 홈쇼핑에 나오면, 아이는 당장 사달라고 조르지만 사실 그런 캐릭터 의류는 한 시즌 지나면 아이가 금방 싫증을 내버린다. 결국 몇 번 못 입고 옷장에 처박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요즘은 차라리 탑텐 같은 데서 파는 무난한 면 티셔츠나 레깅스를 사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렇다고 너무 싼 것만 찾으면 또 옷감이 금방 닳아서 세탁기 한두 번 돌리면 헌 옷처럼 변해버린다.

주니어 사이즈의 애매한 지점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되니 이제 소위 말하는 ‘아기옷’ 스타일은 거들떠도 안 본다. 이제는 주니어여자옷 코너로 넘어가야 하는데, 여기가 진짜 골치 아프다. 성인복이랑 아동복 사이 어딘가에 끼어 있는 느낌이랄까. 키즈 브랜드는 너무 애들 같고, 그렇다고 성인 사이즈는 아직 크다. 적당히 트렌디하면서도 활동하기 편한 옷을 찾으려니 한군데서 해결이 안 된다. 최근엔 코엑스몰 같은 곳에 나가서 여러 매장을 돌아보기도 했는데, 사실 나가는 것 자체가 일이다. 가서 점심 먹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면 옷값보다 부대비용이 더 많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쇼핑은 끝이 없는 숙제 같다

사실 옷을 사러 나가는 것 자체가 어느 순간부터는 육아의 연장선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신나서 고르지만, 나는 가격표 확인하고 사이즈 비교하고, 나중에는 짐까지 챙겨야 하니까. 어쩌면 나도 그냥 온라인에서 대충 쿠폰 쓰고 사는 게 정신 건강에는 나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또 막상 아이가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빙글빙글 도는 걸 보면, 그게 뭐라고 또 기분이 좋아서 지갑을 열게 된다. 오늘도 신발장에 쌓인 택배 상자를 보며 ‘이제 한동안은 안 사도 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아마 보름 뒤면 또 바지 길이를 재고 있을 내 모습이 눈에 훤하다. 다음에는 좀 더 효율적으로 쇼핑할 수 있을까 싶지만, 아마 이번에도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지 않을까 싶다. 그저 아이가 옷을 더럽히지만 말고 잘 입어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