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창을 켰다 껐다 반복하며 보낸 한 달

빨간 불과 파란 불 사이에서 어지러운 퇴근길

매일 퇴근하고 집에 오면 습관처럼 스마트폰으로 주식창을 켠다. 사실 주식창이라고 해봐야 대단한 종목을 가진 것도 아니다. 몇 달 전 재테크 카페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조금 넣어둔 몇 개 종목이 전부인데, 이게 뭐라고 퇴근하고 씻고 나오면 제일 먼저 확인하게 된다. 장이 열려 있을 때는 업무 중간중간 화장실 가서 몰래 확인하는 게 일상이었다. 처음엔 적금 이자율이 너무 낮아서 시작한 건데, 이게 예금 금리 높은 곳 찾아다니며 몇 푼 더 받는 것보다 훨씬 피곤한 일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요즘은 그냥 본전만 찾으면 바로 다 빼버리고 적금으로 돌아갈까 싶다가도, 막상 파란 불 들어온 거 보면 속이 쓰려서 못 빼겠다.

은행 어플과 예금 금리 비교의 늪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예금 금리 비교 사이트를 기웃거린다. 정기예금 금리 비교를 해보면 0.1% 차이에도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린다. 새마을금고나 저축은행 앱을 깔았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한다. 얼마 전에는 재테크 상담을 받아볼까 싶어 여기저기 찾아봤는데, 어디는 유료 상담이라 돈을 내야 하고, 어디는 가입 권유가 심할 것 같아 망설여졌다. 사실 월급쟁이 재테크라는 게 뭐 별거 있겠나 싶으면서도, 남들은 다 어떻게 불리는지 궁금해서 괜히 재테크 강의 같은 것도 검색해 본다. 결국 결론은 다시 가계부 쓰는 법이나 공부하자로 돌아오지만, 매달 카드값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어서 그것도 작심삼일이다.

빗썸이랑 유튜브 보며 혼자 해보는 공부

주식도 지지부진하니 이번에는 비트코인 쪽에 눈길이 갔다. 빗썸 같은 거래소 앱도 깔아서 시세나 보고 있는데, 코인 세금 이슈가 내년이라느니 어쩌니 하는 뉴스들을 보면 머리가 아프다. 유튜브에서 재테크 콘텐츠들을 계속 보는데, 다들 말은 쉽다. 저점 매수해서 고점 매도하라는 건데 그걸 누가 모르나. 어제는 새벽까지 유튜브를 보다가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이끌려 사주 명리학 채널까지 들어갔다. 재테크 절대 불가라는 사주 풀이를 보고 나니 왠지 마음이 더 싱숭생숭해졌다. 내가 이런 거나 보고 있을 때가 아닌데 싶다가도, 왠지 기댈 곳이 필요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10만 원 더 벌려다가 잃어버리는 시간

부업하실 분 모집한다는 글을 보면 혹해서 클릭했다가, 결국 다단계나 다름없는 구조인 것 같아서 창을 닫는다. 시간을 쪼개서 블로그라도 해볼까 싶어 시작해 봤는데, 글 몇 자 적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1시간 동안 끙끙거리며 적다가 결국 지워버린 글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렇게 시간 낭비할 바에는 그냥 잠이나 더 자는 게 돈 버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막상 다음 달 월급 들어오면 또 어디에 돈을 넣어두어야 안전할지 고민하겠지. 요즘은 그냥 적당히 안정적인 예금 상품에 넣어두고 신경 끄는 게 제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막상 주식 앱에서 알람이 오면 또 들어가서 보고 있다. 내 마음인데 나도 모르겠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들

오늘도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주식창을 켰다. 여전히 파란색인 종목들을 보며 한숨을 쉬고, 내일은 예금 금리 조금이라도 더 주는 곳을 다시 검색해 봐야겠다고 다짐한다. 재테크라는 게 결국 내 월급을 지키려는 몸부림인데, 왜 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다 정리하고 마음 편히 지낼까 싶다가도, 지금 안 하면 나중에 정말 늦을 것 같아서 멈추지도 못하겠다. 누가 정답을 좀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막상 상담을 받으러 가기엔 내 자산이 너무 보잘것없는 것 같아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나 같은 사람들은 그냥 이렇게 굴러가면서 조금씩 배우는 수밖에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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