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인형 눈 붙이기를 하면 정말 돈이 될까 싶어 시작했던 날들

처음 시작할 때의 막막함과 기대감

한때 퇴사를 고민하면서 퇴직금은 깎여나가고 매달 나가는 고정비는 왜 그렇게 야속하던지,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본 게 인형 눈 붙이기였다. 사실 이런 단순 노동이 예전부터 부업의 대명사처럼 불렸지만, 요즘은 인터넷에 검색해도 대부분 사기이거나 다단계 같은 광고뿐이라 믿을 만한 곳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커뮤니티에서 본 어떤 분은 인형 눈을 붙이는 것보다 박스 접기가 허리는 덜 아프다고 하길래, 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광주 지역의 소규모 공방이나 부업 알선소를 직접 수소문해 봤다. 그때 대략 인형 하나당 단가가 50원에서 100원 사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하루에 500개만 붙이면 얼마지? 하는 단순 계산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그게 얼마나 고된 일인지 시작하기도 전에는 전혀 몰랐던 거다.

실제로 마주한 작업의 실체

재료를 받아와 거실 바닥에 펼쳐놓으니 비닐봉지 가득 담긴 까만 플라스틱 눈알들이 쏟아졌다. 이걸 하나씩 전용 본드에 찍어 인형 얼굴의 정해진 위치에 정확히 눌러줘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처음 10개까지는 재미있었다. ‘이 정도면 금방 하겠는데?’ 싶었는데, 50개를 넘어가니 눈이 침침해지고 손가락 끝에 본드가 덕지덕지 묻기 시작했다. 게다가 인형 눈은 좌우 대칭이 생명인데, 조금만 위치가 틀어져도 인형 표정이 사시가 되거나 기괴해졌다. 부산에 사는 친구가 예전에 목수 일을 하다가 손목 관절이 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나도 딱 3시간 만에 손목이랑 목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결국 첫날 목표치였던 300개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녹다운되고 말았다.

집에서 하는 부업의 현실적인 한계

재택근무라는 게 참 달콤해 보이지만, 실상은 집이라는 공간이 작업실로 변하면서 생기는 피로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인형 부품들이 굴러다니니까 청소는커녕 발에 밟히는 게 일상이었다. 디너의여왕 같은 체험단이나 설문조사 사이트에서 소소하게 커피값이라도 벌어보려고 기웃거려 봤지만, 그것도 결국은 내 시간을 갉아먹는 일이었다. 공무원 부업으로 이런 단순 노동을 선택한다는 게 사실은 시간당 최저임금도 안 나오는 구조라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가끔은 결혼식 하객 알바나 공항 알바 같은 단기 알바가 차라리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맑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복 작업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불확실한 수입과 남은 고민들

결국 인형 눈 붙이기는 2주를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보수로 받은 돈을 계산해 보니 하루 4시간씩 꼬박 앉아 있었는데 며칠 치 식비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이걸로 생활비를 충당한다던 어떤 분의 글을 다시 읽어보니, 그건 정말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달 오토바이를 빌려 타거나 제주 단기 알바처럼 이동을 동반하는 일보다는 집에서 하는 일이 편할 거라 생각했던 내 오판이었다. 이제는 그냥 편의점 야간 알바라도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막상 또 밖으로 나가는 건 귀찮고… 부업이라는 게 참, 하면 할수록 내가 내 시간을 얼마나 헐값에 넘기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인 것만 같다.

지금도 여전한 의문

이 글을 쓰면서도 문득 드는 생각은 ‘다른 사람들은 정말 이 일을 계속해서 돈을 모으는 걸까’ 하는 거다. 고창 같은 지방에서 알바를 구하는 분들이 올린 글을 보면 꽤나 진지하게 이런 일들을 찾던데, 내가 너무 편한 것만 바라는 건지 아니면 이런 시스템 자체가 애초에 노동력을 착취하는 구조인지 확실히 모르겠다. 어떤 분들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재미라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 푼돈을 위해 내 눈과 손목을 바치는 게 정말 맞는 건지 지금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아마 다음에 또 이런 단순 부업을 구하게 된다면, 그때는 작업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보다는 내 몸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를 먼저 계산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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