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홈페이지 만들겠다고 나섰다가 며칠째 잠을 못 잤다
처음에는 금방 끝날 줄 알았다
처음에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냥 워드프레스나 Wix 같은 거 쓰면 부동산 홈페이지 하나 만드는 건 일주일도 안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요즘은 다 자동화되어 있다고 하니까, 템플릿 몇 개 골라서 사진 넣고 지도 연동하면 끝 아닐까 싶었다. 근데 이게 막상 시작해보니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매물을 올릴 때마다 위치 정보를 지도 API랑 연동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까다롭다. 구글 지도 API는 키 값 따는 것부터가 복잡하고, 네이버 지도 API는 또 다른 방식이라 이쪽저쪽 찾아보다가 하루가 다 갔다. 차라리 디자인 외주를 맡길걸 그랬나 싶기도 한데, 막상 알아보니 홈페이지 제작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더라. 소규모 업체에 물어봐도 기본 200만 원은 우습게 넘어가고, 조금 괜찮다 싶은 디자인은 500만 원 단위로 뛰니까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디자인 수정만 하다가 퇴근 시간이 넘었다
웹디자인이라는 게 그냥 예쁜 사진 갖다 붙이는 게 아니었다. 모바일에서 봤을 때랑 PC에서 봤을 때 화면 비율 맞추는 게 진짜 스트레스다. 처음에 세팅해둔 배너가 모바일에서 텍스트랑 겹쳐서 보이길래, 이거 고치느라 새벽 2시까지 컴퓨터를 붙잡고 있었다. 쿠팡 상세페이지 제작할 때도 느꼈지만, 웹 페이지라는 게 한 번 틀어지면 겉잡을 수 없이 엉망이 된다. 특히 매물 검색 필터링 기능을 넣으려다 보니까 코딩을 아예 모르는 상태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개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생성형 AI를 써서 코드를 짜달라고 해도 결국 내 사이트에 적용할 때는 오류가 계속 났다. 복지 포인트처럼 누군가 대신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가도, 결국 내가 직접 만져야 나중에 수정이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기로 붙들고 있었다.
소상공인 교육도 다 소용없나 싶었다
중소기업 복지 포인트나 소상공인 교육 같은 걸 찾아보면 홈페이지 제작 지원 사업들이 꽤 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신청해 볼까 했는데, 서류 준비하는 게 또 보통 일이 아니더라. 사업계획서 쓰고 견적서 받고 하다 보면 정작 홈페이지 만드는 시간보다 행정 처리에 쏟는 시간이 더 많아 보였다. 그래서 그냥 혼자 해보자 했던 건데, 지금은 이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들어간 시간과 노력을 최저시급으로 환산해봐도 이미 100만 원은 훌쩍 넘었을 텐데, 결과물은 아직도 엉성한 초안 수준이다. 디자인 외주 업체들은 이런 과정을 하루에 몇 번씩 반복한다는데, 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신기할 따름이다.
툰중안 플라자 사례를 보고 멍해졌다
최근에 기사에서 어떤 업체가 복합 쇼핑몰에 입점했다는 소식을 봤다. 툰중안 플라자 같은 거대 쇼핑몰에 입점하려면 당연히 홈페이지나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야 할 거다. 내가 만드는 건 고작 동네 부동산 홈페이지인데, 이것조차 제대로 정리가 안 돼서 며칠째 끙끙대고 있는 걸 생각하니 현타가 온다. 정은정 대표 같은 분들은 벌꿀 사업하면서 홈페이지부터 이벤트까지 다 직접 챙겼다는데, 도대체 그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지금 메인 화면에 들어갈 사진 한 장 사이즈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다 빠지는데 말이다.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지금도 왜 내가 이 고생을 사서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남들은 그냥 매물 정보만 잘 올리면 그만이라는데, 나는 괜히 로딩 속도 줄이겠다고 서버 최적화까지 건드려 보고 있다. 그러다 오류 나서 DB 싹 날릴 뻔한 적도 벌써 두 번이다. 이제는 이 작업이 끝나면 정말로 수익이 나긴 할까, 아니면 그냥 내 만족으로 끝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부동산 홈페이지는 매물이 생명이라는데, 지금 내 사이트는 매물 목록보다 버튼 위치 옮기는 데 더 많은 공이 들어가 있다. 내일 다시 보면 또 다르게 보일 것 같아서 오늘은 이만 끄려고 하는데, 과연 완성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